An Inconvenient Truth

다큐멘터리는 진실을 파헤치지만, 감독의 의도에 따라 굴절되어 표현된다.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장면을 편집해 순서를 헤집고, 적절하게 클로즈업을 하고, 대사를 삽입하고 BGM을 깐다. 여기에 그 주인공이 정치인, 그것도 자국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을 연출했던 대통령 후보라면?

하지만 이 모든 선입견과 편견은 지구 온난화라는 절박한 주제 앞에서 힘을 잃는다. 앨고어는 치밀하게 준비한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압도적이고 호소력있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수많은 "진실"을 쏟아낸다. 수십년간 기상 이변과 이상 고온을 체감하면서도 "온실 효과"라는 용어 하나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한 사람으로서,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였던 자신을 깨닫는다.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눈을 들어 세상을 바라보고 인류를 위하는 길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Fahrenheit 911은 1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졸았지만, 이 영화는 2시간 내내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별 다섯 개가 아깝지 않다.

그리고, 미국은 반성해야 한다. 여러모로.
by 양사나이 | 2007/09/29 01:25 | 라이프로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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